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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담

괌 차모로 전설: 질투에 눈먼 거인 마살라와 위대한 영웅 풋탄 팟곤 이야기

by 오하81 2022.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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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섬, 괌에 전해 내려오는 흥미로운 전래동화를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어느 지역이나 그곳을 터전 삼아 살아온 원주민들이 존재하듯, 괌에도 오랜 역사를 간직한 원주민, 바로 '차모로'족이 있습니다. 차모로인들은 미크로네시아 마리아나 제도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데, 학자들은 기원전 2000년에서 3000년경,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를 거쳐 괌으로 건너온 동남아시아계 인종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오늘 들려드릴 이야기는 질투와 강한 힘에 얽힌 슬픈 전설로, 그 이름은 '풋탄 팟곤'입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자신의 아이가 가진 놀라운 힘을 질투한 한 강력한 거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주 먼 옛날, 마리아나 제도에는 키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들이 살았습니다. 그 많은 거인들 중에서도 괌 지역, 특별히 과한이라는 곳에는 '마살라'라는 이름의 거만하고 힘이 센 남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마살라는 마리아나 제도에서 가장 강력한 거인이었고, 그의 힘은 감히 다른 거인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마살라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마살라 부부에게 마침내 귀한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처음에는 마살라 역시 다른 아버지들처럼 아들을 몹시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며,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의 아이를 자랑스럽게 소개하곤 했습니다.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 튼튼하고 힘센 청년으로 성장했고, 마을 사람들은 그의 놀라운 힘과 능력에 감탄하며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사랑이 점점 커져갈수록, 아버지 마살라의 마음속에는 묘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시샘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감정은 점차 걷잡을 수 없는 질투심으로 변해갔습니다.

유유(코코넛 크랩)


어느 맑고 화창한 날, 마살라의 아들은 해변가에서 '유유', 즉 코코넛 크랩을 잡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영리한 코코넛 크랩은 아들의 손길을 피해 코코넛 나무 뿌리 근처의 작은 구멍 속으로 재빨리 숨어버렸습니다. 아들은 코코넛 크랩이 사라진 것을 눈치채고 녀석을 잡기 위해 구멍에 손을 넣어 이리저리 찾아보았지만, 쉽게 잡히지 않았습니다. 한참 동안 애를 썼지만 결국 코코넛 크랩을 잡지 못하자, 아들은 아쉬운 마음에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다른 작은 구멍을 발견했습니다. 이번에는 더욱 굳게 마음먹고 구멍에 손을 넣은 아들은 있는 힘껏 모래를 파내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놀랍게도 그는 코코넛 나무 뿌리를 통째로 뽑아냈고, 그 밑에서 껍질이 벗겨진 채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는 코코넛 크랩을 발견했습니다.

나무를 뽑아 올리는 마살라의 아들

그때, 멀리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아버지 마살라는 아들이 나무를 뽑아 올리는 순간을 목격했습니다. 사실 마살라는 아들이 코코넛 크랩을 잡는 것을 도와주려고 다가가던 참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아들이 너무나도 쉽게 거대한 야자수 나무를 뽑아버리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본 순간, 마살라는 갑자기 격렬한 질투심에 사로잡혀 정신을 차릴 수 없었습니다. 그는 험악한 얼굴로 아들에게 달려들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분노에 아들은 깜짝 놀라 두려움에 질렸고, 필사적으로 도망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살라의 아들은 있는 힘껏 달려 과한 지역의 가장 북쪽 끝을 향해 내달렸습니다. 그가 '히납산'이라는 지역에 이르렀을 때, 그는 과한에서 북쪽으로 약 64km 떨어진 이웃 섬, 로타 섬의 가장 남쪽 지점을 향해 믿을 수 없는 거대한 도약을 감행했습니다. 그 엄청난 도약으로 인해 아들이 발을 디뎠던 과한의 큰 바위에는 깊은 발자국이 새겨졌고, 주변 땅이 크게 흔들렸다고 전해집니다.

 

오늘날에도 괌의 과한 지역에는 그 거인 아이의 발자국이 새겨진 바위가 남아있으며, 놀랍게도 그 발자국은 아들이 로타 섬에 착지했다고 전해지는 지점에도 똑같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마살라의 아들이 로타 섬에 정착하여 살아남았고, 훗날 위대한 차모로 족장인 '마갈라이 타가'가 되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도약을 하는 마살라의 아들

오늘 여러분께는 괌 차모로족의 슬픈 전설, '풋탄 팟곤'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이 이야기는 괌피티아의 타냐 M. 참파코 멘디올라의 이야기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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