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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서일본의 흉악한 소 괴물, 우시오니(牛鬼): 독과 저주의 눈빛

by 오하81 2022.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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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나오는 우시오니

소와 관련된 괴물들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신화나 민담에 등장합니다. 잘 알려진 미노타우루스부터 시작해, 시바신의 탈것 난디, 수메르 신화의 마르둑, 소 머리 인간 고즈 등 많은 괴물들이 소를 모티브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괴물은 일본 서일본 지역에서 특히 유명한 괴이한 바다 괴물, 우시오니입니다. 일본어로 우시오니(牛鬼)라고 쓰며, 한국어로 번역하면 우귀(牛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시오니는 머리가 소 모양이며, 뾰족하게 위로 휘어진 뿔과 날카로운 송곳니를 가지고 있습니다. 몸은 여섯 개의 다리가 달린 거대한 거미나 게와 비슷하게 생긴 흉포한 바다 괴물로 묘사됩니다. 인간을 잡아먹는 것을 즐기는 육식성이며, 물어뜯어 죽이는 것을 좋아한다고 전해집니다. 전설에 따르면 주로 일본 서해안, 특히 시마네현에서 자주 발견되었으며, 늪지대, 산악 지역, 해안선, 숲, 호수, 강, 늪 등 다양한 장소에 서식한다고 합니다. 지역 어부들은 우시오니의 잔인하고 사나운 성격을 잘 알고 있어, 그들의 악의적인 공격을 매우 두려워했습니다. '우시오니'라는 이름은 글자 그대로 '소(牛) 도깨비(鬼)'라는 뜻입니다. 또 다른 이름으로는 '규키(牛鬼)'라고도 불립니다.

우시오니 이미지


우시오니는 독을 능숙하게 사용하며, 입에서 독을 뿜어 공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바다가 주된 거주지이기 때문에 어촌 근처 바다에 자주 나타나 사람들을 위협했습니다. 우시오니를 자극하면 끊임없이 독을 뱉어냈고, 이 독으로 인해 바다와 물, 흙이 오염되어 마을의 수원에 의존하던 주민들이 중독되어 죽는 사건이 일본 고치현에서 자주 발생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어촌 주민들은 우시오니를 극도로 두려워했으며, 감히 그 괴물에게 화를 내거나 맞서 싸울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주민들이 우시오니에게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그의 독이나 흉측한 외모뿐만 아니라, 마주친 사람에게 끔찍한 환각을 선사하는 사악한 눈빛이었습니다. 우시오니와 눈이 마주친 사람은 낙엽 소리, 돌아다니는 돌, 암소의 울음소리, 말의 울음소리 등 온갖 소리가 들리는 환각을 경험하며, 심지어 온몸의 구멍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듯한 섬뜩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강력한 착란과 환각 뒤에는 결국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마을 사람들은 이를 우시오니의 저주라고 여기며 필사적으로 도망쳤습니다.

우시오니 그림

우시오니와 관련된 일본의 지역 전설은 다양합니다. 와카야마현 니시무로군에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우시오니부치라는 웅덩이는 바닥이 바다와 연결되어 있다고 믿어졌으며, 주변을 산책하다 물색이 흐려지면 그 안에 우시오니가 있다고 여겼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이 괴물이 곧 사람들을 병들게 하거나, 사람들의 그림자를 핥고 물어뜯어 해를 끼친다고 믿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돌은 흐르고, 나뭇잎은 가라앉고, 소는 속삭이고, 말은 짖는다"와 같이 역설적인 말을 하면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 지역의 우시오니는 몸이 고양이처럼 유연하고 꼬리가 약 3미터에 달했으며, 소리 없이 부드럽게 걸어 다녔다고 합니다. 또한, 사케를 좋아하여 새해에 사케를 바치면 습격을 막을 수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와카야마현 미오가와강의 우시오니부치에 얽힌 또 다른 민담에서는, 배고픈 여성에게 자신의 도시락 음식을 나눠준 청년 이야기가 있습니다. 훗날 그 여성이 우시오니의 화신이었음이 밝혀졌고, 청년이 위기에 처했을 때 그 여성이 나타나 도움을 주었습니다. 우시오니에게는 사람의 생명을 구하면 목숨을 잃는다는 규칙이 있었기에, 청년을 구한 직후 붉은 피를 흘리며 녹아내려 죽었다고 합니다. 고치현에는 원뿔형 구덩이에 빠져나오지 못하던 우시오니를 마을 할머니가 구해준 이야기가 전해지며, 이후 우시오니는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시코쿠 지역의 우와지마에서는 우시오니를 형상화한 축제가 열리기도 합니다. 또한, 16세기 일본의 한국 침략 당시 일본군을 보호하기 위해 거북선과 유사한 '우시오니 전차'가 사용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현대의 축제에 나온 우시오니

이처럼 우시오니는 사악하고 잔인한 괴물이지만, 지역에 따라 신으로 숭배받는 곳도 있으며, 때로는 인간을 돕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는 복잡한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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