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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담

마비노기 세 번째 가지: 리르의 아들 마나위단, 인내와 지혜로 텅 빈 왕국을 되살리다 [웨일스 신화]

by 오하81 2025.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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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활기 넘쳤던 디베드 땅이 텅 비고 황량하게 변한 모습, 버려진 들판과 집들, 사람과 가축의 흔적은 없고 창백한 하늘 아래 텅 비어 있음

두 번째 가지의 비극적인 전쟁이 끝난 후, 브리튼에는 일곱 명의 생존자만이 남았습니다. 그중에는 브란 축복받은 자의 동생이자 현명하고 강인한 마나위단도 있었습니다. 전쟁의 참혹함을 뒤로하고, 마나위단은 그의 아내이자 디베드의 여왕이었던 리아논, 그리고 리아논의 아들 프러데리와 그의 아내 시그파와 함께 평화로운 삶을 찾아 디베드로 돌아왔습니다.

 

그들은 함께 사냥을 하고, 낚시를 하며, 땅을 경작하며 소박하지만 행복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마나위단은 뛰어난 손재주를 발휘하여 가죽을 다루고, 활을 만들고, 낚시 도구를 손질하며 생계를 꾸려나갔습니다. 리아논은 그녀의 지혜와 따뜻한 마음으로 가족들을 보살폈고, 프러데리는 아버지 푸윌을 닮아 용감하고 충직한 젊은이로 성장했습니다. 시그파 역시 현명하고 헌신적인 아내로서 프러데리를 내조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평화로운 시간은 갑작스럽게 끝을 맞이했습니다. 어느 날 아침, 그들이 잠에서 깨어보니 디베드 왕국은 마치 마법에 걸린 듯 텅 비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물론이고, 가축들조차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푸르렀던 들판은 황량하게 변해버렸고, 활기 넘치던 마을은 텅 빈 폐허로 변해 있었습니다. 마나위단과 그의 가족들은 순식간에 고립된 존재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결의에 찬 표정의 웨일스 남자 마나위단이 그의 아내 리아논이 지켜보는 가운데, 검소한 작업장에서 가죽 안장과 방패를 만드는 모습.

갑작스러운 재앙에 당황했지만, 마나위단은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리아논, 프러데리, 시그파와 함께 살아남기 위해 힘을 모았습니다. 그들은 숲으로 들어가 사냥을 하고, 강에서 물고기를 잡고, 야생에서 먹을 수 있는 열매와 뿌리를 찾아 나섰습니다. 마나위단은 뛰어난 손재주를 이용하여 덫을 만들고, 낚싯대를 손질하며 식량을 구하는 데 힘썼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마나위단은 좀 더 안정적인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기술을 활용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는 질 좋은 가죽을 구해 안장을 만들고, 튼튼한 방패를 제작하여 이웃 마을에 가서 팔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찾아간 마을들 역시 디베드와 마찬가지로 텅 비어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고, 텅 빈 집들만이 을씨년스럽게 남아있었습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마나위단은 깨달았습니다. 디베드에 내려진 마법은 주변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그는 좌절하지 않고 다시 디베드로 돌아와 가족들과 함께 땅을 경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땀 흘려 밭을 갈고 씨앗을 뿌렸고, 정성껏 물을 주며 곡식이 자라기를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수확할 때가 다가왔지만, 그들이 애써 키운 곡식은 밤사이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마치 거대한 손이 훑어간 것처럼, 밭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마나위단은 다시 한번 절망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음 해에도 농사를 지었습니다. 이번에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 밭을 관리했고, 마침내 곡식이 무럭무럭 자라 풍성한 수확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수확을 며칠 앞둔 어느 날 밤, 밭에 엄청난 수의 생쥐 떼가 나타나 곡식을 갉아먹기 시작했습니다. 순식간에 밭은 쑥대밭이 되었고, 마나위단의 노력은 또다시 허무하게 사라졌습니다.

 

분노한 마나위단은 쥐들을 잡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덫을 놓고, 올가미를 만들고, 심지어 자신의 손으로 쥐들을 잡기 위해 밤낮으로 애썼습니다. 오랜 노력 끝에 마나위단은 상당수의 쥐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그는 유난히 크고 배가 부른 쥐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그 쥐는 다른 쥐들과는 달리 왠지 모르게 특별해 보였습니다.

 

마나위단은 그 쥐를 포함하여 자신이 잡은 쥐들을 자루에 담아 이웃 마을로 가져가 팔기로 했습니다. 마을 어귀에 이르렀을 때, 그는 젊은 학자 한 명을 만났습니다. 학자는 마나위단이 잡은 쥐들을 보더니 흥미로운 제안을 했습니다. 그는 마나위단에게 쥐 한 마리당 은화 한 닢에 모두 사겠다고 말했습니다. 마나위단은 생각지도 않은 좋은 가격에 기꺼이 쥐들을 팔기로 했습니다.

작은 중세 마을의 광장, 마나위단이 임신한 큰 쥐를 임시 교수대에 매달고, 호기심 어린 군중과 젊은 서기가 지켜보는 공개적인 장면.

학자는 쥐들을 하나하나 세어보더니, 마지막으로 가장 큰 쥐, 즉 배부른 쥐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이 쥐는 다른 쥐들보다 크니, 은화 네 닢을 더 드리겠습니다." 마나위단은 기뻐하며 그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학자는 쥐들을 자루에 담아 떠나려는데, 마나위단은 문득 그 큰 쥐가 어떻게 잡혔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는 학자에게 그 쥐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물었고, 학자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이 쥐는 특별하니, 교수대에 매달아 놓아 사람들에게 구경거리를 만들 겁니다."

 

마나위단은 학자의 말에 섬뜩함을 느꼈지만, 이미 거래는 끝난 후였습니다. 그는 씁쓸한 마음으로 디베드로 돌아왔습니다. 며칠 후, 마나위단은 자신의 밭 근처에서 화려한 옷을 입은 귀족 한 명과 그의 매를 발견했습니다. 귀족은 자신의 매를 날려 쥐를 잡게 하려 했지만, 매는 마나위단의 쥐들을 공격하지 못하고 힘없이 땅에 떨어졌습니다.

 

그때, 마나위단에게 쥐를 샀던 젊은 학자가 나타나 귀족에게 정중하게 인사했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학자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순식간에 키가 크고 험상궂은 마법사의 모습으로 바뀌었고, 귀족의 매 역시 아름다운 귀부인으로 변했습니다. 마법사는 바로 첫 번째 가지에서 푸윌에게 패배했던 그와울의 친구, 클리드 코에드의 아들 르위드였습니다. 귀부인은 그의 아내였습니다.

젊은 서기가 화난 표정의 강력한 마법사 클리드 코에드의 아들 르위드로 변하고, 매가 아름답지만 두려워하는 귀부인으로 변하는 장면.

르위드는 마나위단에게 디베드에 내려진 저주의 진실을 밝혔습니다. 그것은 바로 르위드가 자신의 친구 그와울의 복수를 위해 건 마법이었던 것입니다. 르위드는 마나위단의 아내 리아논을 마법으로 붙잡아 공중에 매달아 놓았습니다.

 

마나위단은 분노했지만, 섣불리 힘으로 맞서기보다는 지혜롭게 르위드에게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르위드와 그의 아내를 죽이지 않는 대신, 리아논과 프러데리를 풀어주고 디베드에 걸린 저주를 풀라고 요구했습니다. 르위드는 마지못해 마나위단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마법이 풀리자 디베드에는 다시 사람들이 돌아오고 땅은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마비노기의 세 번째 가지는 이처럼 마나위단이 겪는 연이은 불행과 그의 지혜로운 극복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그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인내하며, 자신의 기술과 지혜를 발휘하여 마침내 고난을 이겨냅니다. 이 이야기는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끈기 있게 노력하는 인간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서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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