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 4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네 번째 가지, "마쏜위의 아들 마스(Math Son of Mathonwy)"는 이전 이야기들의 조각들을 모아 더욱 복잡하고 다층적인 서사를 펼쳐냅니다. 구위네드 왕국의 강력한 왕 마스를 중심으로, 금지된 욕망, 교활한 계략,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얽히면서 한 영웅의 탄생과 몰락, 그리고 복수가 드라마틱하게 그려집니다. 이제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볼까요?
구위네드 왕국의 왕 마쏜위의 아들 마스는 특별한 운명을 타고난 왕이었습니다. 전쟁 중이 아닐 때면, 그는 반드시 순결한 처녀의 무릎에 발을 올려놓고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당시 그의 곁을 지키던 처녀는 아름다운 고에윈이라는 여인이었습니다. 마스에게는 길바에투이와 그위디온이라는 두 명의 조카가 있었는데, 그중 길바에투이는 어느 날 고에윈에게 강렬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고에윈은 왕의 발을 받치는 중요한 존재였기에, 길바에투이의 욕망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사랑에 눈이 먼 길바에투이는 형 그위디온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뛰어난 지략가였던 그위디온은 동생의 욕망을 채워주기 위해 기상천외한 계략을 꾸밉니다. 그는 남쪽의 디베드 왕국을 다스리는 푸윌의 아들 프러데리에게 마법으로 아름다운 돼지들을 선물하고, 그 돼지들을 다시 빼앗아 프러데리의 분노를 일으켜 전쟁을 도발합니다. 마스가 전쟁터로 떠나 고에윈의 곁을 비우게 만들려는 계획이었던 것입니다.
그위디온의 계략은 성공하여 구위네드와 디베드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마스는 전쟁터로 향했고, 길바에투이는 마침내 고에윈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부적절한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돌아온 마스는 고에윈이 더 이상 순결한 처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자신의 조카들의 배신에 크게 분노했습니다. 마스는 그 벌로 길바에투이와 그위디온을 각각 암사슴과 수사슴으로, 다시 암퇘지와 수퇘지로, 마지막으로 암늑대와 수늑대로 변신시켜 3년 동안 짝을 지어 살아가게 하는 혹독한 벌을 내렸습니다.
3년 후, 마스는 조카들을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았습니다. 그 후, 그위디온의 누이이자 강력한 마법 능력을 가진 아란로드가 마스를 찾아왔습니다. 그녀는 기이한 방식으로 아들을 낳았지만, 자신의 아들을 인정하지 않고 그에게 세 가지 끔찍한 저주를 내렸습니다. 첫째, 자신의 이름을 직접 지어주지 않으면 이름을 가질 수 없을 것이며, 둘째, 자신이 직접 무구를 주지 않으면 무기를 들 수 없을 것이고, 셋째, 인간 여자와는 결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저주였습니다.
그위디온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아들을 위해 아란로드의 저주를 하나씩 깨뜨려나가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마법과 속임수를 이용하여 아란로드가 자신의 아들에게 "르 레우 라우 기페스(빛나는 손을 가진 사자)"라는 이름을 지어주도록 유도했고, 또 다른 계략을 통해 그에게 무기를 선물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저주는 쉽사리 풀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마스와 그위디온은 아란로드의 마지막 저주를 피하기 위해 특별한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그들은 떡갈나무 꽃, 조팝나무 꽃, 그리고 초원 스위트피 꽃을 모아 놀라운 아름다움을 가진 여인을 창조했습니다. 그들은 그녀에게 블로데이웨드(꽃으로 만들어진)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르 레우 라우 기페스의 아내로 삼게 했습니다.
르 레우 라우 기페스와 블로데이웨드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시작했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르 레우 라우 기페스가 사냥을 떠나 집을 비운 사이, 블로데이웨드는 그로누 페브르라는 사냥꾼과 사랑에 빠져 불륜을 저지르게 됩니다. 그녀는 남편에게 싫증을 느끼고 그로누 페브르와 함께 르 레우 라우 기페스를 죽일 음모를 꾸밉니다.
블로데이웨드는 남편의 약점을 알아내기 위해 꾀를 썼습니다. 그녀는 르 레우 라우 기페스에게 어떻게 하면 그를 죽일 수 있는지 여러 가지 질문을 던졌고, 르 레우 라우 기페스는 아내를 믿었기에 자신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는 평소에는 어떤 무기로도 죽일 수 없지만, 일 년 중 특정한 날, 특정한 장소에서, 특정한 방법으로만 죽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블로데이웨드는 남편에게서 알아낸 정보를 바탕으로 그로누 페브르와 함께 르 레우 라우 기페스를 함정에 빠뜨렸습니다. 르 레우 라우 기페스가 시냇가에서 목욕을 하고 있을 때, 그로누 페브르가 숨어 있다가 그에게 창을 던졌습니다. 르 레우 라우 기페스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독수리로 변신하여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그위디온은 자신의 조카가 변신한 독수리를 찾아 나섰습니다. 오랜 탐색 끝에 그는 상처 입은 독수리가 떡갈나무 위에 앉아 슬피 울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위디온은 슬픈 노래를 불렀고, 노래를 들은 독수리는 천천히 땅으로 내려왔습니다. 그위디온은 마법을 사용하여 독수리를 다시 르 레우 라우 기페스의 모습으로 되돌렸습니다.
상처를 치료한 르 레우 라우 기페스는 자신을 배신한 블로데이웨드와 그녀의 연인 그로누 페브르에게 복수를 다짐했습니다. 그는 군대를 모아 그로누 페브르가 있는 곳으로 향했고, 격렬한 전투 끝에 그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르 레우 라우 기페스는 그로누 페브르에게 자신이 죽었던 방식과 똑같이 창을 던져 복수를 끝냈다.
배신한 아내 블로데이웨드에게는 더욱 가혹한 벌이 내려졌습니다. 그녀는 올빼미로 변신하여 영원히 밤에만 사냥을 해야 하고, 다른 새들에게 미움을 받는 존재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모든 복수를 마친 르 레우 라우 기페스는 구위네드 왕국의 왕위를 되찾고 현명하게 나라를 다스렸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영웅의 모습을 보여주며, 마비노기 4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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