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인도와 아프리카에서 발견되었다고 전해지는 독특한 생김새의 괴물, 롬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롬포는 토끼의 머리와 입, 인간의 귀, 말의 갈기, 길이는 약 1미터 정도의 가느다란 몸통 또는 해골 같은 몸통, 털이 많으며 긴 꼬리 끝에는 털 뭉치가 있고 오소리의 앞발과 곰의 뒷발을 가진 기묘한 생물로 묘사됩니다. 이 괴물은 주로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이며,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른 생물들을 피하며, 일반적으로 큰 동물이 있는 곳에서는 거리를 두고, 마주칠 때면 재빨리 도망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른 어떤 야수보다 뛰어난 지능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심각한 걱정이나 두려움으로 인해 주변으로부터 피해를 받을 것이라는 병적인 의심을 끊임없이 품는 편집증적인 성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불안감 때문에 행동하는 데 있어 기이한 통찰력을 발휘하여 함정이나 매복을 쉽게 피합니다. 위험이 닥치면 롬포는 특이한 울음소리를 크게 내어 도망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며, 극도의 공포 상태에 빠지면 몸의 털 색깔이 피부색으로 창백하게 변한다고 합니다. 위장술 또한 능숙하여 나무와 수풀 사이에서 롬포의 피부는 주변 환경과 유사한 녹색으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롬포는 무덤을 파헤쳐 인간의 시체를 찾아 먹고 사는 끔찍한 식인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시체를 발견하면 곧바로 먹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위험이 없는지 감지하기 위해 시체 주변을 몇 바퀴나 신중하게 돈다고 합니다. 충분히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그제야 식사를 시작하며, 평화롭게 먹기 위해 주변의 다른 생물들을 쫓아내는 듯한 흐느끼는 울음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썩어가는 살점을 끊임없이 섭취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롬포의 입은 부패한 음식 찌꺼기, 각종 기생충, 그리고 온갖 종류의 치명적인 병원균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롬포에게 물린 상처를 통해 이러한 병균과 감염이 사람에게 전달되면 "롬포 오한"이라는 위험한 질병에 걸릴 수 있다고 전해집니다. 이 질병은 물린 희생자에게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오한을 일으키는데, 처음에는 가벼운 오한으로 시작되지만 결국 희생자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질병이라고 합니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생각보다 사악하거나 포악하지는 않습니다. 식사를 하다가 갑작스럽게 위협을 느끼면 싸우기보다는 도망치는 것을 선호하지만,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궁지에 몰리게 되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울 것입니다. 일부 학자들은 롬포의 이러한 습성이 썩은 고기를 찾아다니는 하이에나의 생태와 행동에서 영감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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