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롤은 본래 스칸디나비아 민속에서 전해 내려오는 매혹적이면서도 무시무시한 생물 중 하나이며, 최근 서구권 문화를 통해서도 많이 친숙해 있습니다. 북유럽 신화에서 유래한 이 괴물은 자연의 정령, 혼돈의 존재 또는 마법적인 힘을 가진 존재로 여겨졌으며, 신들의 적으로서 잔혹하고 거대한 거인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트롤"이라는 단어 자체는 고대 노르드어로 "마법적 존재", "악마", 또는 "괴물"을 의미합니다.
트롤은 우트가르드 산지의 특히 낡은 성, 높은 산, 깊은 숲 등 인간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지역에서 작은 가족 단위로 함께 산다고 합니다. 문명화되지 않은 트롤은 인간에게 위험한 존재였으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그 모양과 모습은 거인, 난쟁이, 머리가 두 개 이상인 등 다양하지만, 대체로 못생기고 눈치가 느리거나 인간과 비슷한 행동을 한다고 합니다.
스칸디나비아 민속 신화에서 트롤은 고독한 존재이면서도 사회 조직을 이루고 살아가는 특별한 유형의 존재로 묘사됩니다. 트롤은 매우 늙어 보이고, 힘이 세며, 강인하지만 느리고 영리하지 못한 특징을 지닙니다. 일부 특정한 트롤들은 값진 보물 창고를 지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기독교인이 아니거나 트롤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모습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트롤을 마주치고 놀라 얼굴을 보게 되면 사마귀가 있는 코, 붉게 충혈된 그로테스크한 눈, 뒤틀린 입 등 흉측한 외모를 확인할 수 있으며, 트롤임을 인식한 순간 즉시 도망쳐야 합니다. 트롤의 삶의 즐거움은 악의적으로 농작물을 황폐화시키고, 살찐 가축을 훔치며, 못생긴 트롤 아이들을 금발의 어린 인간 아이와 몰래 바꿔치기하는 못된 장난을 치는 것입니다.
트롤은 식탐이 매우 강하며 돌부터 인간(성인 제외)에 이르기까지 무엇이든 먹을 수 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간식은 장난꾸러기 아이들과 염소라고 합니다. 트롤을 제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햇빛에 노출하는 것입니다. 따뜻한 태양 빛은 트롤을 돌로 만들어 버립니다.
트롤 신화에서 트롤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됩니다. 첫 번째 유형은 오크, 오우거, 도깨비 같은 거인으로, 사악한 괴물로서 신들에게 대항했으며 요툰(Jötunn)이라고 불립니다. 요툰의 기원은 우주 자체와 연결되어 있는 경우도 있으며, 기독교가 전래되었을 때에는 교회와 숭배자들의 적으로 여겨졌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예배소와 성직자들을 공격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유형의 트롤은 트로블린(Trobblin)이라고 불리며, 이들보다 더 강한 성격을 가진 트롤을 스칸디나비아 트롤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일반적인 트롤과 마찬가지로 사회를 구성하고 가족을 이루며 살아가고, 짓궂은 개구쟁이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특히 크리스마스 이브에 마을 주민들에게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예를 들어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집에 침입하여 파티를 벌여 엉망으로 만들거나, 전시된 기념품을 망가뜨리고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드는 상황을 연출합니다.
이 외에도 유명한 트롤들이 있습니다. Henrik Ibsen의 희곡 "Peer Gynt"에 등장하는 편협하고 독선적인 작은 트롤 왕 도브레구벤(Dovregubben), 그리고 인간처럼 보이지만 소 꼬리를 가진 아름다운 초자연적인 여성 훌드라(Huldra) 등이 있습니다. 스웨덴에서는 훌드라와 유사하게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한 트롤이 나타나 인간 남성과 파트너가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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