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러시아의 작은 마을에 사이좋은 부부가 살았습니다. 부부는 정직하고 부지런히 농사를 지으며, 집안 구석구석 깨끗하게 정돈하고 돔보보이를 정성껏 섬겼습니다. 덕분에 집에는 늘 웃음꽃이 피고, 곡식 창고는 풍요로웠습니다.
부부의 집에는 착한 돔보보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부부를 돕고 집안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든든한 존재였습니다. 밤에는 몰래 마구간으로 달려가 말들을 빗질해주고, 닭들이 알을 잘 낳도록 따뜻하게 보살펴 주었습니다. 아침이면 부엌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빵 굽는 향긋한 냄새가 집안 가득 퍼져 나갔습니다. 모두 돔보보이의 보이지 않는 손길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웃집에는 심술궂은 돔보보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웃 부부는 게으르고 욕심 많았으며, 집안은 늘 어수선하고 더러웠습니다. 돔보보이를 섬기기는커녕, 오히려 흉측하게 여기며 구박했습니다. 심술궂은 돔보보이는 점점 더 삐뚤어져 갔습니다. 밤마다 이웃집 마구간의 말들을 괴롭히고, 닭들을 놀라게 하여 알을 낳지 못하게 했습니다. 심지어는 부부의 곡식 창고에 몰래 들어가 곡식을 훔쳐 자신의 말들에게 먹이기도 했습니다.
어느 겨울, 마을에 큰 눈보라가 몰아쳤습니다. 착한 돔보보이가 사는 집은 따뜻하고 아늑했지만, 심술궂은 돔보보이가 사는 집은 춥고 썰렁했습니다. 심술궂은 돔보보이는 추위에 떨며 더욱 심통이 났습니다.
"흥, 저 집은 왜 저렇게 따뜻한 거야? 내가 가만두지 않겠다!"
심술궂은 돔보보이는 밤중에 몰래 착한 돔보보이의 집으로 숨어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는 아궁이에 불을 지펴 활활 타오르게 했습니다. 집을 통째로 불태워 버릴 심산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착한 돔보보이는 심술궂은 돔보보이의 흉계를 눈치챘습니다. 그는 재빨리 아궁이에서 뛰쳐나와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불이야! 불이야!"
돔보보이의 외침에 깜짝 놀란 부부는 뛰쳐나와 불을 끄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사람들도 달려와 힘을 합쳐 불길을 잡았습니다. 덕분에 집은 무사했고, 부부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습니다.
한편, 심술궂은 돔보보이는 자신의 흉계가 실패하자 더욱 화가 났습니다. 그는 씩씩거리며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씁쓸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심술궂은 돔보보이는 착한 돔보보이의 집에서 맛있는 빵 굽는 냄새가 풍겨오는 것을 맡았습니다. 냄새에 이끌려 몰래 엿보니, 착한 돔보보이가 부부와 함께 따뜻한 아침 식사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화목한 가족의 모습과 따뜻한 빵 냄새에 심술궂은 돔보보이는 처음으로 자신의 심술궂은 행동을 후회했습니다.
그날 이후, 심술궂은 돔보보이는 마음을 고쳐먹고 착한 돔보보이처럼 집을 지키는 수호령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게으른 이웃 부부를 깨우쳐 부지런하게 살도록 돕고, 집안을 깨끗하게 정돈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점점 집안에 웃음이 늘어나고 풍요로워지는 것을 느끼며 행복해졌습니다.
착한 돔보보이와 심술궂은 돔보보이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마을 사람들의 집을 지켜주며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이야기 교훈:
- 선행과 악행의 결과: 착한 행동은 복을 부르고, 악한 행동은 결국 자신에게 불행을 가져온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 마음의 변화: 심술궂은 돔보보이도 마음을 고쳐먹고 착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통해, 누구든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 화목한 가정의 중요성: 깨끗하고 화목한 가정에는 돔보보이와 같은 수호령의 보살핌이 따른다는 믿음을 보여줍니다.
이 설화는 돔보보이가 단순히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행동에 따라 복을 주기도 하고 벌을 주기도 하는 인격적인 존재로 여겨졌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선과 악, 긍정과 부정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통해 우리에게 교훈을 전달하는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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